"남쪽은 풀부킹"…전지훈련 갈 곳도 없네

입력 2020-12-27 17:17   수정 2020-12-28 00:26


코로나19 여파로 프로 골퍼들의 해외 원정 전지훈련 길이 막혔다. 다음 시즌을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려야 할 프로골퍼 대부분이 국내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급히 국내로 눈을 돌렸으나 ‘부킹 대란’에 밀려 연습 장소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으뜸으로 여겨지는 제주도 골프장들은 이미 ‘만실’ 상태. 경남과 전남으로 눈을 돌리지만 이마저 녹록지 않다.

수도권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한 스윙 코치는 “해외 출국이 자유로웠을 땐 골프장들이 전지훈련 단체팀을 서로 유치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날짜가 임박해 갑자기 금액을 올리는 ‘갑질’도 여러 번 당했다”며 “3~4개 골프장을 타진한 끝에 겨우 한 곳과 극적으로 합의해 장소를 구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주는 ‘풀부킹’…경남에도 자리 없어
27일 제주 골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지훈련 시설을 갖춘 골프장들은 내년 1월까지 모두 ‘풀부킹’ 상태다. 이들 골프장은 인근에 숙소가 있고 연습 및 체력단련 시설을 갖췄으며, 20~30명의 단체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A골프장 관계자는 “사실 골프장은 선수들의 방문을 반기는 편이 아니다. 선수들이 지나간 곳은 ‘디벗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어 보수하는 데 손이 많이 간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단체 손님이라 객단가를 낮추는 등의 혜택을 줘야 해 지금처럼 영업이 잘되는 시기엔 더더욱 반기기 어렵다”고 했다.

바늘구멍을 뚫고 제주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건 최혜진(21), 김세영(27), 유해란(19) 등이 소속된 ‘이경훈 사단’과 롯데골프단 정도다. 제주는 따뜻한 날씨와 숙박 시설 등이 고루 갖춰져 있어 코로나19 창궐 후 전지훈련지로 인기였다. 롯데골프단은 모기업이 운영하는 롯데스카이힐CC가 있어서 베이스캠프 설치가 가능했다. 이경훈 스윙 코치가 이끄는 선수들은 사이프러스CC에 짐을 푼다.

박현경(20)과 안송이(30)의 ‘이시우 사단’은 경남 고성노벨CC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이시우 코치는 “해외 훈련이 어려워지면서 제주 쪽에 골프장을 알아봤으나 빈자리가 없었다”며 “다행히 숙소와 훈련 시설이 잘 갖춰진 고성노벨CC를 찾아 훈련하게 됐다”고 했다.

김아림(25), 이재경(21) 등 ‘김기환 사단’은 경남 창원의 용원CC로 향한다. 함정우(26), 문경준(38)이 있는 ‘염동훈 사단’은 동부산CC에 어렵사리 캠프를 마련했다.
김효주 등 톱랭커 몸 만들기 ‘올인’
국내에 머무는 선수들에게 매년 인기였던 전남 골프장은 골프 아카데미들이 1년 전부터 자리를 선점하는 바람에 새 팀이 들어갈 틈이 없다. 그나마 신생 골프장 등에 자리가 있는 정도인데, 이마저 아마추어 골퍼가 몰리고 있다.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영암CC는 주니어 선수들을 위해 아예 ‘월 149만원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다. 그린피와 카트피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사우스링스영암CC 관계자는 “현재 약 20개 팀이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던 열성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 상당수도 올해는 이곳에서 겨울을 날 예정”이라고 했다.

실전 감각을 키우기보다는 ‘몸 만들기’에만 열중하는 선수들도 있다. 김효주(25)와 ‘핫식스’ 이정은(24), 이소영(23), 박상현(37), 임희정(20) 등이다. 김효주와 박상현은 집과 체육관을 오가며 근력을 키울 계획이다. 이정은과 이소영은 다음달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전남 해남의 트레이닝 캠프를 찾아 2~3주간 근력 운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임희정은 집이 있는 경기 서평택에서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을 오가는 것으로 전지훈련을 대체한다.

이소영은 “코로나19로 전지훈련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아 팀(롯데)에 합류하기 전까진 근력 운동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골프 감각은 시즌 시작 한 달 전부터 라운드를 통해 잡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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